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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5년 8월호
2025년 8월호
  • 등록일 : 2025-07-24
  • 기사수 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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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민마당
물소리가 반가운 양천의 여름
2025-07-2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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요즘처럼 햇살이 사정없이 내리쬐는 날엔 괜히 마음까지 더워진다. 그런 날, 우연히 들른 파리공원에서 바닥분수가 물을 뿜어내는 모습을 마주했다. 아이들은 맨발로 뛰어들었고, 어른들도 그 곁에서 웃고 있었다. 도심 한복판에서 만난 물소리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늦췄다. 우리 구에서는 매년 여름, 수경시설을 운영한다고 들었지만 이렇게 체감한 건 처음이었다. 파리공원뿐 아니라 학마을 분수광장, 양천공원 실개천 같은 곳에서도 분수가 시원하게 물을 뿜는다. 특히 실개천 산책로에 설치된 쿨링포그는 걷는 내내 뺨을 살짝 적셔주어 더위를 견딜 수 있게 도와줬다.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안양천 물놀이터는 더 인상 깊었다. 물살이 세지도 않고 바닥도 안전하게 되어 있어, 엄마 아빠들이 돗자리 펴고 앉아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. 그냥 물만 있는 게 아니라, 사람들의 표정이 함께 반짝이는 곳이었다. 매해 가던 안양천이 새롭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. 무더위 속 잠깐의 바람 같은 이 공간이 더는 특별하지 않길 바란다. 멀리 가지 않아도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이렇게 숨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이 참 고마웠다. 양천구의 여름은 물소리와 함께 시작된다. 그리고 그 소리에 귀 기울이던 나의 하루도 한결 가벼워졌다.

파리공원 바닥분수

명예기자 전정연